Shellness Day∙2025 November: Ritual Tea Course
한 해를 돌아보기 전에, 지금의 나는 어떤 상태일까?
2025.11.30(일)
종로 서순라길 · 쉘니스 & 슬로운과 함께 · 10명

연말이 가까워지면 올해 무엇을 했는지부터 생각하게 됩니다.
해낸 일과 미처 끝내지 못한 일, 내년에는 꼭 바꾸고 싶은 것들. 지나온 시간을 돌아보는 중에도 생각은 자꾸 다음 할 일로 넘어갑니다.
그런데 그 목록을 쓰는 지금, 나는 어떤 상태일까요?
11월의 쉘니스데이는 차 한 잔 앞에서 시작했습니다. 종로 서순라길에 모인 10명이 두 시간 동안 차를 마시고, 감각을 살피고, 각자의 한 해를 나누었습니다.
내 이름이 적힌 자리에 앉아


자리에는 이름과 함께 저널 노트, 차 명상 가이드, 펜이 놓여 있었습니다.
곧바로 올해의 성과를 적지는 않았습니다. 옆자리에 앉은 사람과 인사를 나누고, 한 가지 질문을 꺼냈습니다.
‘올 한 해, 내 마음에 가장 크게 남은 키워드는 무엇인가요?’
한 해를 한 단어로 고르려니 잠시 생각할 시간이 필요했습니다. 무슨 일을 했는지와 그 시간을 어떻게 보냈는지는 조금 다른 질문이니까요.
같은 해를 지나왔어도 각자에게 남은 단어는 달랐습니다. 그 단어를 설명하면서 처음 만난 사람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조금씩 건넸습니다.


한 모금을 서두르지 않는 연습

티 마스터의 안내에 따라 세 가지 티 코스가 이어졌습니다.
첫 잔은 깔끔한 단맛과 구수한 풍미가 감도는 준미 홍차. 곁에는 오색 코하쿠토가 놓였습니다.
찻잔을 두 손으로 감싸 쥐고 손끝에 닿는 온기를 살폈습니다. 향을 맡고, 한 모금을 마시고, 목을 넘어간 뒤 남는 느낌까지 기다려봤습니다.
평소라면 몇 모금 만에 마셨을 차 한 잔에, 이날은 조금 더 오래 머물렀습니다.
잔이 바뀔 때마다 온도와 향, 목 넘김도 달라졌습니다. 함께 나온 티 푸드도 천천히 맛보았습니다.
지금 손에 든 잔이 얼마나 따뜻한지, 입안에 어떤 맛이 남는지.
답을 잘 찾아야 하는 질문이 없으니, 눈앞의 감각에 관심을 둘 수 있었습니다. 차를 마시는 동안만큼은 다음에 할 일을 잠시 미뤄두어도 괜찮았습니다.


돌아본 시간을 말로 건네기

티 코스가 끝난 뒤에는 옆자리의 미니쉘을 향해 몸을 돌려 앉았습니다.
차를 마시며 느낀 것과 지나온 한 해를 각자의 말로 나누었습니다. 처음에 고른 키워드에 이야기를 덧붙이고, 다른 사람이 그 시간을 어떻게 지나왔는지도 들었습니다.
혼자 적을 때는 짧은 단어였던 것이, 누군가에게 설명하면서 조금 더 구체적인 이야기가 되었습니다.
마지막에는 쏭크의 아로마 롤온과 에포드의 콜라겐 마스크팩을 함께 열어봤습니다. 이날 차 앞에서 보낸 시간을 일상에서도 한 번 더 떠올릴 수 있도록 준비한 선물이었습니다.
쉘니스는 나를 돌보는 일이 늘 새로운 계획을 세우는 데서 시작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.
차가 식는 동안 자리에 앉아 있어보기. 한 모금을 충분히 맛보기. 올해의 나를 한 단어로 말해보기.
11월의 쉘니스데이에서 함께 해본 것은 그런 작은 일들이었습니다.
한 해를 정리하는 문장을 쓰기 전에, 지금의 나에게 잠깐 시간을 내어주는 것.
우리가 차 한 잔으로 시작하고 싶었던 연말은 그런 모습이었습니다.
미니쉘의 말

“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즌에, 꼭 맞는 따뜻한 쉼이었어요. 티 명상은 처음이었는데, 정성껏 우린 준미홍 한 모금이 둔해져 있던 감각을 깨우는 느낌이라 더 좋았어요.” — 미니쉘 A
“Real 콤부차를 만나 음미하고, 옆자리에 앉은 새로운 미니쉘님과 같이 한 해를 회고하는 시간. 그 과정 자체가 즐거웠어요. 올해의 키워드는 ‘두려움’이었는데, 거기서 한 걸음씩 벗어나 도전할 때 쉘니스가 함께여서 든든했습니다.” — 미니쉘 B
“쉘니스와 함께 나를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졌어요. 조급했던 제가, 어느새 조금 여유로워졌더라고요.” — 미니쉘 C
“일요일 아침, 자기 챙김과 쉼의 여유를 찾고 싶다면. 올해가 가기 전에 꼭 한 번 들러보세요.” — 미니쉘 D
한 번의 티 코스로 우리의 내일이 곧장 달라지지는 않을 거예요. 그래도 ‘화면을 내려놓고 오감으로 차의 온기와 향, 음식의 질감을 온전히 느끼는’ 작은 실천이 쌓이면, 우리는 분명 조금 더 다정한 리듬으로 살아가게 된다고 믿습니다.
지나온 시간을 천천히 돌아본 만큼, 다가올 한 해도 조금은 더 단단하게 맞이할 수 있을 테니까요.
오늘 하루는 부디 천천히 흘려보내고, 다음 쉘니스데이에서 또 만나요.

CREDITS
Guide 쉘니스 & 슬로운
Gift 송크(Sonc), 에포드(EPODE)
Video 이혜린